딸을 위해 아빠가 지은 후정이 있는 목조주택

 

한창 뛰어 놀 나이인 늦둥이를 생각한 부모의 마음이 담긴 집. 용인의 한 도시형 단독주택단지에서 일본주택을 닮은 3층 목조주택을 찾았다.

 

↑ 주택 뒤편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정원

 
단독주택단지 ‘솔나래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삼삼오오 모여 자전거를 타거나 골목을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을 마주했다. 처음 보는 어른들에게도 해맑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의 모습이 화기애애한 동네 분위기를 가늠케 한다. 서울 강남이나 판교로 출퇴근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 이곳엔 30~40대 젊은 건축주들이 많다. 덕분에 학교를 마친 후에는 또래 아이들끼리 어울려 마당에서 뛰놀고, 마을 주민들 간에도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이 집의 건축주 역시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 이곳을 선택했다. 특히 고등학생 큰딸과 8살 늦둥이 딸을 위해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에 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주 넓지는 않더라도 꼭 필요한 면적만큼의 마당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는 삶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 단순한 매스에 KMEW 외장재를 사용한 주택 외관

 

↑ 현관에서 바라본 앞마당의 데크 공간과 그 너머로 보이는 이웃집의 모습

 
사실 이 대지는 단지 내에서도 긴 직사각형의 모양 때문에 공간 활용이 어려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건축주는 주방 공간과 바로 연결되는 프라이빗한 후정(後庭)을 두는 아이디어를 냈고, 덕분에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야외 공간이 탄생했다. 앞으로 둔 정원에는 나무로 지붕이 있는 데크 공간을 만들었는데, 여름엔 큰 풀장을 설치해 동네 아이들과 늦둥이 딸이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놀이 공간으로 활용한다.

일본에서 목조주택을 시공한 경력을 가진 건축주는 관리가 쉬운 일본 KMEW의 ROOGA 지붕재와 세라믹 보드 외장재를 사용해 간결하고 단정한 느낌의 목조주택을 완성했다. 바닥 면적이 53.58㎡(16.21평)로 크지 않다는 단점은 집을 3층으로 올려 해결했다. 1층에는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 손님용 화장실, 2층에는 안방과 서재, 욕실, 3층에는 두 딸의 방과 욕실까지 작은 면적 안에서도 꼭 필요한 공간들이 빠짐없이 자리 잡고 있다.

주택 내부의 모든 벽 컬러는 건축주의 아내가 직접 선택한 것이다. 넓지 않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집이 결코 좁아 보이지 않는 것은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를 모두 몰딩 없이 깔끔하게 처리한 덕분이다. 걸레받이 역시 안으로 넣어 시공하는 방식으로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주방은 크지 않지만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고 조리하여 식탁에 내놓기까지의 동선이 짧고 간편하게 이루어져 있어 아내에 대한 건축주의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타일이 돋보이는 2층 욕실

 

↑ 늦은 오후,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거실

 

 

↑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에서 주방, 그리고 후정까지 바로 연결된다.

 

↑ 핑크색을 기본으로, 아기자기한 장난감, 인형들이 가득한 늦둥이 방

 

↑ 3층의 널찍한 방은 큰 딸의 공간으로, 창 너머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건축주는 그동안 많은 집을 지어는 봤지만, 스스로 까다로운 주인이 되어 꿈꿔왔던 집을 위해 다양한 것을 수용하고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 조율하는 작업을 처음 경험했다.

그에게 내 집을 짓는 일은 자신과 가족의 삶을 되돌아보고 대화하는 과정이자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런 고민의 흔적과 두 딸을 생각하는 건축주 부부의 마음이 가득 담긴 이곳에서 앞으로 펼쳐질 일상은 분명 더 빛나고 생기 넘치는 나날이 될 것이다.

 

↑ 손님용 화장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출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조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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