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나무주택의 장점
통나무주택의 장점
캐나다 쿼벡주 샤또몽떼벨르호텔
웰빙(Well-being)이 탄생한지 2년여, 웰빙은 서서히 지고 로하스(Lohas)가
온단다. 자본의 상상력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뭔가 자꾸 만들어 내지만
무엇이든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 법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아무래도 ‘한결같은’ 사람이 더 믿음직스러운
이치와 비슷하다.
다양한 형태와 수많은 개량공법으로 집(주택)이 지어지지만 ‘주거’라는 집의
‘기능적인 본질’은 역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봐야한다. 개발 = 발전 이라는
등식이 깨지기 시작하는 오늘날 이 ‘지속가능한~’ 이란 화두는 어떤 의미에서
훼손된 본질로의 회귀라는 의미와 함께 고갈되어가는 자원과 이로 인한 환경
재앙에 대한 각성을 담고 있다.
도시건축의 특징이라 할 고밀도 초고층 첨단설비에 익숙하거나 이를 동경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태건축”이란 낯설기도 하려니와 ‘세련되지않고 엉성하고
불편하다’는 식의 다소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주입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가깝게는 “나와 내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이 더 좋은가”, 좀 멀리 보면 “우리의
후손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남길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본 분들이라면 이는 ‘부모의 자식사랑’처럼 간단명료한 사실로 인식하시리라.
쩜 유식을 티내는 표현을 빌리면 “환경순환사이클을 지키거나 적어도 역행하지
않으려는 진지한 노력” 을 최대한 담아내면서도 “쾌적하고 안전한 집”이 바로
에코하우스(Ecologic house : 생태주택)이다.우선 생태건축에 대한 오도된
편견부터 걷어내야 할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각설하고…..
그럼 통나무집은 ‘지속가능한 주거’즉 생태주택인가? 그렇다.
아울러 소중한‘가족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집이란? 심정적으로 편하고
환경적으로 쾌적하며 물리적으로 안전해야한다고생각한다. 통나무건축이 카페나
음식점보다 주거하는 “집”으로써 더 많이 지어져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이 숨을 쉰다
1. 나무와 흙처럼 자연소재로 지은 집의 가장 큰 장점은 집 전체가 호흡한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통나무집은 집 내부에 노출된 나무의 표면적을 통해 주위의
습도가 높을 때는 흡수하고 낮을 때는 내뿜어서 실내를 항상 쾌적한 상태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호흡하되 단열기능이 있어 여름에 끈적이지 않고 겨울에
건조하지 않은바 “적당하게 서늘하고 적당하게 따뜻하다”물론 습해서 생기는
곰팡이 따위는 없다.
2. 통나무집에 살아보면 요리하면서 나는 냄새나 담배냄새가 빨리 없어지고
장마철에도 불쾌한 냄새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무가 냄새들을
흡수하고 중화시키기 때문인데, 권장할 일은 아니나 지독한 골초가 아니라면
집안에서 담배를 피워도 아내의 구박이 한결 덜하다는 것.
에너지효율이 높다
1.통나무집은 캐나다 핀란드 등 추운 지방에서 발달되어왔다. 단열효과가
그만큼 좋기 때문인데 실험 자료에 따르면 콘크리트의 6배가 넘지만 콘크리트
집에는 스치로폼이 단열재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니고 약 2배정도
연료절감효과가 있다. 70, 80년대에 집장사들이 짓던 집이나 시골에서 초가
흙집을 걍 부시고 부로꾸로 대충 쌓아 서양풍 흉내 낸 빨간색 파란색 기와
지붕을 올린새마을주택을 빼고 요즘 단열 운운함은 사족이라 할 것이나(
조립식도 단열 자체는 문제가 없어) 나무는 그 자체가 수많은 기포를 가진(
섬유질) 뛰어난 단열재로서 철저하게 단열하되 건조하거나 답답하지 않다.
2 . 통나무집의 처마는 한옥이 그렇듯이 앞 뒤 양옆으로 길게(지붕경사에 따라
1.2M ~ 1.5M 내외) 빼는데 이것은 비바람으로부터 벽체를 보호하는 기능도
염두에 둔 것이지만 그보다는 태양열을 활용하기위한 장치이다. 지면과 태양의
각도에 따라 여름에는 햇볕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겨울에는 이를 허락
함으로써 실내의 보온을 돕는다. 과거의 지혜는 오늘날도 유효하며 그 지혜를
활용하는 것이 생태건축의 한 요소이다.
편안하다
1. 통나무집 벽면은 평면 가공되지 않은 자연 상태이기 때문에 음이 복잡하게
반향(Echo)된다. 음악전문공연장의 실내장식 재질과 모양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운데 음(音)의 반사와 흡음이 동시에 이루어져 소리가 깊고 명료하다. 이런
나무의 특성은 다른 공법으로 지어진 집과는 달리 실내에서 여럿이 떠들어도
(TV를 켠 상태에서 설거지를 해도) 울림(noise)이 없고 차분해서 불협화음으로
인한 짜증을 한결 줄여준다.
2. 현대, 현대건축(또는 인테리어)의 상징은 각(角, angle) 박스(네모, square)
직선(간결, simple), 유리 금속 돌(대리석, 타일 류) 등인데 이들로부터 받는
느낌은 ‘날카롭다’와‘차갑다’, 그 속에 숨은 코드는 이성(理性, reason)과
긴장(tension)으로 해석된다. 마치 힐을 신고 대리석바닥을 걸을 때 나는 소리가
연상되는 이런 ”팽팽한 긴장감“을 중화시키기 위해 실내에는 카펫이나 패브릭
종류의 내장재가 많이 쓰인다.
반면에 나무가 주는 느낌은 이들과는 거의 반대되는 개념인데, 사무실(직장,
일터)에서는 이성과 긴장이 필요하겠지만 집(가정)이라면 감성과 안락함이 더
필요한 공간 아닐까? 집에 와서도 냉철해야하고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면 하루
종일 피곤해서 어떻게 사나…..
안전하다
1. 목재(통나무)는 유연한 특성이 있으면서도 강도(strength)는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며 통나무집은 양반한옥 못지않은 정교한 결함(Joint)기술로 지어진다.
통나무집의 이런 특성은 철강이나 콘크리트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외부로부터의
충격흡수와 원형복원을 가능케 하는데 이는 일본 고베나 LA지진 때 증명된 바
있다.(내진성)
2. 목구조계열의 집들은 골격 일체가 단일재료로 건축되기 때문에 전문인들이
정석대로 시공하면 하자가 거의 없다. 다른 공법도 물론 제대로 설계하고 감리
한다면 그만큼 부실시공이 최소화되지만 이질 재료간의 접합부위나 강도의 차이,
팽창계수가 다른데서 오는 균열(Crack), 창틀과 문틀부분, 천장 및 외벽부위의
결로(물 맺힘) 및 단열의 문제 등 품질관리가 쉽지 않다. 미국식 2*4목조주택이
간신히 아파트를 벗어나고도 또 하나의 “개성 없음”을 반복할 함정에 빠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되는 이유는 충분히 규격화되어 시공
과정의 품질관리가 쉽고 철근콘크리트 등 기존의 주택공법에 비해 위와 같은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3.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생각하는 것은 (통)나무집의 불연성인데 통나무집이
화재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말씀은 이전에 자알 말씀드렸다.
4. 우리가 살면서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각종 유해파로 인한
‘잠재적이지만 치명적인’피해인데 매스컴을 통해 다양한 경고가 나오지만
전자파 정도가 조금씩 인식될 뿐 대부분 실감하지 못한다. 때문에 현실감은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나무의 다른 장점 – 자료에 따르면 대기 중에 떠있는
무수한 유해파 차단효과가 월등하고 실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전자파를
중화시키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다
통나무집은 정교한 기술로 지어진다. 통나무끼리의 결합(joint)은 트러스를
만들 때 관통볼트를 사용하는 것 외에는 일체 못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가지
과학적인 원리가 적용된 접합기술을 이용하여 구조적으로 튼튼하고 웅장하게
건축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연재료로 지어진 고건축물들이 그렇듯이
제대로 시공하고 관리한 집 골격은 300년 이상 끄떡없다. 북유럽이나 북미의
오래된 목구조 건축물에는 수명이 다한 지붕 및 전기 바닥재 등 부자재들을
계속 바꿔가며 아직도 후손들이 살고 있다. 우리는 언제가지 2, 30년 마다
부수고 새로 짓는 일을 반복할 것인가. 이는 바로 건축폐기물과도 직결되는
문제인데 수명을 다한 생태주택은 설사 부순다 해도 재활용되거나 오염 없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천년만년을 살 것도 아닌데 내구성이 무슨 소용이냐는
말씀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물론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개성이 강하다
수가공식(Hand craft) 통나무집은 부재 하나 하나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자연스런 원목을 가공하기 때문에 같은 도면으로 아무리 똑같은 집을 만들려고
해도 절대로 그리되지 않는다. 각 단(Round)을 이루는 원목의 굵기와 모양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래 단 원목의 굴곡이 그대로
위에 그려져 가공되는 나치(Notch)방식은 두말할 것도 없고, 한옥처럼 기둥과
보를 만드는 포스트&빔 방식 또한 원목의 개성만큼이나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거기에 계단이나 발코니 또는 데크의 손 스침(hand-rail) 일부라도 제멋대로
생긴 자연목을 깎아 만든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게다가…..
통나무집은 설계가 확정되면 현장에서는 토목과 기초 작업을 할 때 다른 한쪽
(작업장)에서 골조작업을 할 수 있다. 즉 병행작업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콘크리트나 벽돌집, 흙집처럼 겨울철 공사가 어려운 특성과 비교해 한겨울에도
원목골조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건축주의 시간계획에 따라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겠다.
이상 위 열 가지 안에 나머지 백다섯 가지가 숨어있으니, 잘 찾아보시라.
잉글리시만 내 맘속에 있는 것은 아니니깐……
에필로그
중국 화남의 永定에 있는 소수민족 客家人들의 土樓
많은 건축가들이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집으로 평가하는 “토루(土樓)”라는
중국 소수민족 객가인들의 집(공동주택)입니다. 독특한 외관 탓에 위성촬영
결과 미사일기지로 오인받기도 했다는 이 토루의 평균높이는 18미터, 직경이
40 ~ 60미터이고 외벽의 두께만도 1미터가 넘는데 외벽은 순수황토 내부는
나무로 지어진 3층 또는 4층 규모로, 전세대의 형평을 고려해서 1층은 모두
창고 2층은 부엌, 3층과 4층은 방으로 배치하여 한 가족이 1층부터 4층까지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여러가지 실험과 조사로 알아낸 사실은 황토벽의 점도
(강도)를 높이기 위해 설탕물과 찹쌀가루를 섞고 한 층이 완전히 마른 후에
위층 공사를 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합니다.
이 토루의 수명은 짧게는 100년, 제일 오래된 건물은 600년 전에 지어졌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개성과 신념이 강한 분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흙집을 짓고 있습니다. 아쉬운 건
소박함과 전통에 얽매어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느낌인데,
물론 대다수의 건축가들은 오히려 나무와 돌 흙 등 자연소재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양반한옥이나 사찰공사를 하는 한옥목수들 또한
소위 엘리트의식에 빠져서인지 한옥의 대중화에 앞장서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혼합 몰 탈과 흙벽돌의 강도위주로 개발을 하고 있을 뿐, 오히려
서양에서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구조벽체 혹은 다양한 마감재로서의 흙집
연구가 태부족한 실정이며 특정한 개인들의 선호가 그나마 흙(구조)집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미국식 2*4목조주택은 목구조
이긴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친환경적인 생태 주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전에 우리 전통건축을 좋아하는 분들이 통나무집을 서양식이라 폄하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각 분야에서 더 분발해
공동주택도 짓고 일정규모의 오피스빌딩도 실현하자“
전문건축과 반대되는 개념을 생활건축이라 한다면 일부에서 벌이고 있는‘두레
집짓기’나 이전에 한번 소개한 바 있는 <막사발따라 막흙집짓기>를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일은 “부족한 예산” 때문에 조립식
또는 그와 유사한 선택을 하는 경우인데 저라면 그 대신 위와 같은 생활건축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대형건설회사에서 저마다 뽐내며 제안하는 미래의 주택은 집안의 모든기능을
자동제어하는 전자화 기계화를 모토로 삼고 역시 날카로움과 차가움으로 상징
되는 금속(합금)재와 유리제품을 활용한 첨단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도시아이들의 잦은 감기와 호흡기질환, 각종 피부병은 날로 악화되는
대기오염과 건조한 주거환경이 큰 원인이라는 지적은 새삼스럽기만 합니다.
나무와 흙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 주택의 대안입니다.
글 우드맨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