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의 서민적인 흙집 짓기 과정소개

  생태건축가의 친환경 생태건축 이야기

  옛 사람들의 서민적인 흙집 짓기 과정소개

 

첫 번째 이야기(집터 닦기)

집 지을 대지가 정해지면 터를 집짓기 좋게 닦아야 한다. 일정한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 모래나 자갈, 돌 등을 놓은 후 흙으로 다지면 터 닦기는 끝난다.

예전에 집을 지을 때는 집이 들어갈 만큼 구덩이를 판 후 돌을 쌓고 그 위에 굵은 모래와 천일염을 섞어 다진 후 그 위에는 참숯을 부수어 넣고 다졌다. 이것은 방충과 방습 그리고 방부효과를 노려서다. 터가 닦여지면 그 위에 주춧돌을 놓는데 서민주택에는 자연석을 사용하였다. 또 호화주택에서는 기둥이 들어갈 수 있도록 홈을 파고 그 패인 곳에 소금을 넣은 후 기둥을 세웠다.

두 번째 이야기(기둥 및 골조 세우기)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우고 나서는 차례로 보를 건다. 골조가 만들어지면 서까래를 올리게 된다. 서까래를 걸 때는 되도록이면 촘촘히 걸어야 하중을 많이 받아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벽면도 세부골조를 세워 벽체를 만든다. 우선 기둥에 구멍을 뚫어 기둥과 기둥을 가로로 연결시켜 나무를 댄 후 이 가로로 댄 나무에 세로로 힘살을 박아 넣는다. 벽면의 힘살이 완성되면 힘살에 수수깡이나 겨릅, 대나무, 싸리나무 등을 사용 가로로 외를 촘촘히 댄다.

세 번째 이야기(지붕 얹기)

서까래 위에 흙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얇은 나무판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서까래 위에 흙을 깔 때는 약간 질척한 황토로 12㎝정도 되게 발라주고 천장 쪽에서 다시 곱게 도배하듯이 발라 마무리 한다. 이렇게 지붕 위에 흙을 올릴 때는 단열과 관계가 깊으므로 신경 써야 한다. 흙을 올린 위에 다시 기와를 올리든가 이엉을 올린다. 지붕을 얹을 때는 수평을 맞추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초가지붕의 경우 이엉을 엮을 때부터 크기를 맞추어야 지붕 끝선이 수평을 이루고 물매가 좋다. 지붕을 덮을 때는 지붕 끝 추녀에 맞추어 한 바퀴 돌려 덮고 새끼줄로 촘촘히 묶어 놓는다. 계속하여 층이 지게 덮어 나간다. 마지막으로 용새를 올려놓은 후 새끼줄로 지붕 전체를 엮어주면 초가지붕이 마무리 된다. 최근에는 아스팔트 싱글로 지붕을 하는 경우도 많다.

네 번째 이야기(벽 만들기)

서까래를 올리고 벽체가 완성되면 그 벽체에 흙을 쳐야 한다. 흙치기를 하기 전에는 우선 흙을 다져야 하는데 이 흙을 다지는 기술이 황토주택을 짓는데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흙벽을 만들었을 때 벽이 갈라지든가 아니면 흙이 떨어져 나오는 이유는 바로 흙다지기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흙다지기를 할 때는 물을 뿌려가며 흙알갱이 하나하나에 수분이 스며들 수 있도록 충분히 밟아주어야 한다. 다진 흙은 곧바로 사용하지 말고 며칠 동안 물을 뿌려가며 덮어두었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며칠간 충분히 숙성시킨 흙으로 벽을 만들었을 때 갈라지지 않는다.

벽은 세 번에 걸쳐서 치는데 처음 치는 벽을 초벽이라 한다. 초벽은 황토에 짚을 5㎝정도 되게 썰어 넣고 물을 많이 부어 질게 다진 후 사용한다. 벽을 바를 때는 벽체 골조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각각 2㎝정도의 두께로 마주보고 발라준다.

초벽이 끝나면 재벽을 치는데 재벽은 초벽을 친 위에 짚을 넣지 않은 순수한 황토만으로 곱게 발라주면 된다.

재벽이 끝나면 사래로 친 고운 흙에 풀이나 모래, 강회, 백시멘트 등을 섞어 벽표면을 마무리해 발라준다. 이렇게 하면 견고하여 벽이 터지지 않게 되는데 이것을 새벽이라 한다. 새벽을 할 때는 땅쪽에 가까운 곳의 벽면은 강회나 석회를 섞은 황토를 발라주면 큰 비나 장마에 벽을 보호할 수 있다.

새벽까지 끝나 마무리 된 벽의 두께는 8~12㎝정도 된다. 이러한 벽치기의 방법을 맞벽치기라 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벽을 삼벽조라 한다.

다섯 번째 이야기(구들 놓기)

방바닥에는 구들을 놓아야 한다. 구들은 집의 보온에 관한 것이므로 많은 기술을 요한다. 아궁이 쪽과 연결시켜 바닥을 파고 몇 개의 불목을 만들고 불목 끝에는 굴뚝 쪽으로 가는 홈을 만들어 준다.

불목은 아궁이보다 30㎝ 정도 깊이 파고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갈수록 얕게 파 45도 정도 경사지게 해준다.

불목 끝의 가는 홈은 불목보다 깊이 파 주어야 굴뚝을 통해 찬바람이 들어와도 온기를 지속시킬 수 있다. 불목을 만든 후에는 두께 10㎝정도의 화강암으로 구들장을 놓는다.

여섯 번째 이야기(방바닥 만들기)

구들장이 놓이면 그 위에 황토를 발라 방바닥을 만들게 된다. 방바닥을 만들 때는 쑥을 깔고 그 위에 황토를 바르면 건강에도 좋다.

방바닥을 바를 때는 보리풀이나 볏짚, 솜 등을 섞은 황토로 발라주면 단단하고 갈라지지 않는다. 또 찰수수 풀에 쑥이나 소나무 등의 가루를 함께 사용하면 향도 좋고 오래간다.

이렇게 하여 황토집이 완성된 후에는 15일 동안 하루에 세 번 이상 군불을 지펴 서서히 마르게 해주어야 한다. 처음 말릴 때는 습기가 차 연기가 잘 안 빠지는데 차츰 마르게 되면 연기가 잘 빠진다.

출처 : 황토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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