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Eco- Energy Zero 건축 – 보일러 없는 양평 생태주택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지역지구 : 관리지역
대지면적 : 420.00㎡
건축면적 : 160.60㎡
연면적 : 140.22㎡
건폐율 : 38.24%
용적률 : 33.39%
규모 : 지상 1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현재 우리는 엄청난 에너지 소비 시대에 살고 있다.
에너지를 이용해 자동차를 타고 난방 및 온수를 사용하고 공장을 돌려 물건을 만들며 세탁기,
TV 등 많은 전기 제품을 사용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 또한 많은 에너지 투입의 산물이다.
이런 에너지 다소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 2008년, 유가는 14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고
앞으로도 그 가격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서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미래 에너지에 대한 낙관론자들은 석유 자원의 한계가 오기 전, 인류가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해내어 이전과 다른 에너지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비관론적인 입장의 예측들은 인류가 에너지 문제로 대전쟁을 벌이게 될 것이며,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는 강대국들과 석유 에너지 의존도가 거의 없는 마을과 부족을 중심으로
인간역사가 새롭게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비록 현재로서는 둘 중 무엇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공통적 의견인 ‘에너지 없이,
화석 에너지 사용을 극소화한 현대인의 생활’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의 한적한 시골마을. 작은 단층주택 한 채가 마을을 바라보고 서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주택과 다르지 않은 외관이지만 그곳에는 ‘에너지’와 관련된
많은 비밀들이 숨어있다.
ZERO ENERGY : 톱밥을 단열재로 사용하다.
집 자체로 에너지를 절약한다? 이를 실현하기위해서는 에너지의 90% 이상이 절약되는
고단열 주택, 패시브 하우스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존 패시브 하우스는 건축비가 많이 드는 만큼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
누구나 건축비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막연한 이상이 아닌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또한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은 있는 것일까. 여기 ‘분명 대안은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한 사람이 있다. 기존 패시브 하우스의 주 단열재인 스티로폼 대신 ‘톱밥’만으로 300㎜ 이상
단열을 한 윤인학 씨의 이야기다.
겹겹이 단열재를 붙여 벽체만 두껍게 만들었던 기존 상식을 과감히 깬 그의 주택은 지금껏
우리가 고민해 온 진정한 의미의 패시브 하우스를 지향하고 있다.
스티로폼에 비해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톱밥 우드칩을 박스트러스(Box-truss)공법으로
벽체 뿐 아니라 지붕과 바닥까지 가득 채워 패시브 하우스의 단열효과를 실현한 것이다.
“패시브 하우스라면 단열이 잘 되고 열 교환률이 아주 낮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단열재가 필요하지요. 대개 스티로폼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스티로폼은 터무니없이 비쌀 뿐 환경에도 좋지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적이고
값은 저렴하지만 그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톱밥의 선택은 탁월한 것이였죠.”
이곳을 찾은 날, 바깥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온도는 외부와 1
5℃ 정도의 일정온도차를 유지하고 있다. 집안에서의 활동량이 증가할수록 처음 측정했던 것보다
조금씩 상승하는 내부온도는 집안 곳곳에 설치된 온도계를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그만큼 나가는 열을 잡아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ZERO CARBON : 우드칩 발효로 난방온수 해결하다
이 집에는 기존 주택들과 다른 또 하나의 에너지 절약 비법이 담겨있다.
그것은 추가로 필요한 난방 및 온수, 가스 에너지를 산림부산물과 폐목재를 발효시켜 해결하는 것. 산림 정리 후 남은 잔가지 등을 수거해 집을 지을 때 미리 갖춰놓은 지하공간에서 발효시키는데,
이 때 발생하는 최고 70℃ 이상의 열로 온수와 난방을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지켜 본 바 발효열만으로도 난방 및 온수온도는 무려 40℃까지 상승할 뿐만 아니라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겨울철에도 평균 18~20℃의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이 시설과 연결된 가스생산조시스템을 통해 집 안에서 사용하는 가스도 충당하고 있다.
특히 여분의 가스로 가스발전기를 돌리면 전기 생산이 가능하며, 넉넉하게 쓰고도 남는 전기는
한전에 판매하여 수익을 올릴 수도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닐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열입니다. 이것만 갖추어져도 80~9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죠.
이 집에서 보일러는 무용지물일 뿐입니다.
난방기구의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 톱밥을 채운 외벽 그 자체와 우드칩 발효열이 전부에요.
여기에 열손실을 좀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에어라인을 고안한 것이죠.”
에어라인이란 지하공간에 남은 열을 회수하기 위해 그가 고안한 장치로, 발효조 안 우드칩 사이를
가로질러 설치하고 거실과 각 방으로 연결한다. 집 안의 공기가 에어라인을 통과하면서
데워진 후 다시 거실과 방으로 공급되어 집의 2차적인 난방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난방 및 온수시설
건물 자체에서 에너지 부하(사용량)를 90% 이상 줄인 주택이기 때문에 기존 주택에 비하여
10%의 에너지만 가지고도 난방과 온수를 해결 할 수 있다.
이 10%의 에너지는 바로 우드칩 발효열을 가지고 해결한다.
지하공간에는 온수조와 난방조를 설치한 후 우드칩을 채운다.
한번 넣은 우드칩은 2년간 이용할 수 있으며 빨리 발효시키길 원하면
1년 만에 완전 발효시킬 수도 있다. 온수 및 난방조 이외에 가스생산조와 에어라인이
추가로 설치되어야 완벽한 난방온수시설이 갖춰지는 것이다.
ZERO EMISSION : 음식물쓰레기로 부엽토를 만들다
그동안의 주택은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와 하수정화처리에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소모해왔다. 또한 그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에서 막대한 양의 탄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결국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에너지 절약의
길이라 결론 내린 윤인학 씨는 ‘쓰레기와 하수는 발생시킨 곳에서 꼭 처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쓰레기를 자가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그 처리방법을 들여다보면 음식물쓰레기를 톱밥과 함께 발효시키면서 침출수를 걸러내고,
동시에 그 부피를 1/10로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발효된 음식물쓰레기는 염분이
침출수로 대부분 빠져나가기 때문에 유기농업의 부엽토로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유기농업의 가장 힘든 점이 우수한 퇴비를 구하는 문제인데, 유기농의 필수인 부엽토를
음식물쓰레기로 간단히 만들어 낼 수 있으니,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동시에
식량자립을 이룰 수 있는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서 언급한 지하공간에 채워진 산림부산물(톱밥 등)도 약 2년간 주택의 난방 및 온수에 사용한 후, 잘 발효된 우수한 부엽토가 되니 이 집에서 그냥 버려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얼마 전 환경부가 주최하고 환경보전협회가 주관한 ‘저탄소녹색시범도시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윤인학 씨의 생태주택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기업이나 지자체를 떠나 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움직임이
우리 사회와 국가를, 더 나아가 지구를 푸르게 만드는 것이다.
산림부산물과 폐목재를 이용한 열 회수시스템과 열 회수 후 남은 잔가지를 부엽토로
활용하는 방법은 결국 우리가 환경을 보전하면서 자연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최상의 친환경적인 자원 순환 시스템인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
생활하면서 나오는 오수와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침전조에서 유기물을 가라앉힌 후
샌드필터에서 1차로 정수하고, 활성탄이 들어있는 고속 여과기를 통해 2차 정화되어,
BOD 5ppm 이하의 맑은 물이 된다.
이를 농업용수나 건천방지수 또는 중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비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며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 및 생활오수를
처리할 수 있다.
글쓴이: 가을우체국